“최근 신약 개발의 트랜드는 신약후보물질과 이 약이 잘 듣는 환자를 선별하는 진단법을 동시에 진단하는 ‘동반진단’ 입니다. 에이비온은 암을 유발하는 수용체를 차단해 폐암을 치료하고 있습니다. 수용체의 활성화 여부를 액체생검으로 확인한 후, 이를 차단하는 신약 ‘ABN401’을 투여하는 방식입니다.”
신약후보물질이 임상시험을 거쳐 실제 약으로 시장에 나올 확률은 0.1%에 불과하다. 최근 로슈, MSD 등 다국적제약사들이 ‘동반진단’에 눈을 돌린 이유다. 신영기 에이비온 대표는 10여년 전부터 정부기관에 관련 연구과제를 제출하며 국내에 ‘동반진단’이라는 개념을 알렸다. 신 대표는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신약 개발 초기 단계부터 어떤 환자를 타겟으로 할 지 정할 수 있으면, 신약개발 성공확률이 높아진다”고 강조했다.
에이비온이 택한 진단법은 액체생검을 활용한 혈중순환암세포(CTC) 기반 시스템이다. 환자의 혈액이 자기장이 걸려있는 기다란 관을 통과하면 암세포만 궤적이 휘어 특정 위치에 쌓인다. 이를 통해 암 세포를 분리, 분석할 수 있다. 직접 조직을 떼어내야 하는 조직생검에 비해 간편한데다 환자 상태에 상관없이 사용이 가능하다.
액체생검으로 암세포가 확인된다면 에이비온이 개발 중인 신약후보물질 ‘ABN401’을 투여한다. 신 대표는 “간세포성장인자 수용체 c-MET은 활성화 됐을 때 암세포가 계속해서 증식하며 성장한다”며 “ABN401은 이를 억제해 암세포의 성장을 막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c-MET 억제제는 진입 장벽이 높은 신약후보물질 계열로 꼽힌다. 다른 원인으로 생긴 암이더라도 말기로 진행할수록 c-MET이 활성화되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 c-MET을 억제하더라도 암세포의 성장이 멈추지 않는다. 에이비온이 ‘동반진단’에 집중한 이유 중 하나다. 신 대표는 “진단을 통해 다른 요인 없이 초기부터 c-MET이 활성화돼 암이 발병한 사례를 찾아낼 수 있다”며 “이 경우 ‘ABN401’의 약효가 높은 편”이라고 강조했다.
에이비온은 국내와 호주에서 임상 1상·전기 2상을 진행하고 있다. 신 대표는 “임상 1상이 끝난 이후 다국적 제약사에 기술수출을 할 계획”이라며 “c-MET 억제제에 대한 글로벌 제약사들의 관심이 높고, 물질을 확보하지 못한 제약사들이 많은 만큼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