얀센이 100억 약물 무상 제공한 K-바이오 "폐암 신약 개발 속도"
작성일
2024-07-19 10:07
[인터뷰]문한림 에이비온 최고의료책임자(CMO) 겸 메디라마 대표
문한림 에이비온 (8,150원 ▲20 +0.25%) 최고의료책임자(CMO) 겸 메디라마 대표는 최근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문 CMO는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혈액종양내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GSK, 사노피아벤티스, 먼디파카 등 글로벌 빅마파에서 항암제 연구개발 디렉터를 역임했다. 현재는 대한항암요법연구회 QA 위원회 위원장과 메디라마 대표를 맡고 있다. 문 CMO는 항암 치료를 '낭떠러지 길'에 비유했다. 암 환자는 약물 치료를 해도 심각한 부작용을 겪거나 내성이 생겨 치료를 이어갈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생존기간도 짧다. 마치 낭떠러지 길을 걷는 것처럼 위험한 일이란 의미다. 에이비온은 비소세포폐암(NSCLC)을 대상으로 하는 바바메킵(ABN401)-레이저티닙 병용임상을 준비 중이다. 비소세포폐암은 전체 폐암 환자의 약 85%를 차지한다. 이중 약 40%는 표피성장인자수용체(EGFR) 변이를 가졌다. 이들은 1차 치료제인 EGFR 억제제(티그리소, 레이저티닙)를 투약받지만 절반 이상이 간세포성장인자수용체(c-MET) 변이로 내성이 생기는 문제를 겪는다. 바바메킵은 이같이 EGFR 억제제를 투약받다 c-MET 변이로 인해 내성이 생긴 환자를 치료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레이저티닙은 유한양행이 개발해 2018년 얀센에 기술 수출했다. 이번 임상에서 에이비온은 스폰서로 연구를 주도한다. 에이비온은 지난달 글로벌 빅파마인 존슨앤드존슨 계열사 얀센과 해당 임상에서 사용될 레이저티닙을 무상으로 제공받는 계약을 체결해 주목받기도 했다. 해당 계약으로 바바메킵은 3세대 EGFR 억제제와 c-MET 억제제 병용으로 개발 중인 경쟁약물들을 제치고 존슨앤드존슨의 선택을 받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는 안전성 덕분이다. 에이비온은 지난달 ASCO에서 바바메킵의 치명적인 수준(3등급 이상)의 치료 관련 부작용(TRAE)은 10%로 보고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미국 식품의약(FDA)의 승인을 받은 경쟁 약물 타브렉타(37.6%)와 텝메코(28%)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이다. 문 CMO는 "얀센의 무상 제공이 중요한 점은 글로벌 빅파마인 존슨앤존슨이 바바메킵의 우수성과 이 물질이 가진 데이터를 충분히 수용하고 연구 협력에 동의했다는 것"이라며 "존슨앤존슨이 이 정도 규모의 무상 제공하며 연구 협력하는 사례는 본 적이 없다"고 했다. 에이비온은 병용임상을 파트1~3, 세번에 걸쳐 최대 158명을 대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이에 따른 레이저티닙 비용만 100억원 이상이 필요했으나 이번 무상 제공 계약으로 비용이 크게 절감됐다. 바바메킵-레이터지닙 병용임상은 총 기간 30~36개월로 디자인됐다. 임상 디자인은 FDA 심사를 염두에 두고 안전성과 유효성을 동시에 입증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파트 1, 2에서 최적의 용량을 찾은 후 파트 3의 유효성 데이터를 바탕으로 승인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최대 18명으로 진행되는 파트1에서 병용투여의 안전성이 확인되면 곧바로 기술이전도 가능할 것으로 회사측은 기대했다. 바바메킵-레이저티닙 병용임상과 별개로 현재 진행 중인 바바메킵의 글로벌 임상 2상 관련 추적 검사가 오는 12월 마무리된다. 이후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조건부허가와 FDA 가속 승인을 추진할 계획이다. 가속 승인이란 미리 판매를 할 수 있게 해주고 추후 진행되는 확증 임상을 통해 허가 유지 여부를 결정하는 제도다. 문 CMO는 "항암제 개발은 전략과 속도가 중요하다"며 "바바메킵이 가속 승인을 받을 경우 다양한 적응증 확대에 속도를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에이비온은 바바메킵 비임상 시험에서 교모세포종(뇌종양), 위암, 간암에 대한 저해 효과를 확인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