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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관리 우수연구실 인증제’가 개별 연구실의 안전문화 확산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 번째 실시한 인증제 시범사업 결과, 인증 받은 연구실을 중심으로 연구실 안전환경이 크게 개선됐고 효율적인 안전관리 시스템이 구축됐으며 연구활동종사자들의 안전의식도 매우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9일 ‘연구실 안전환경 조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2006년부터 시행되던 해당 법률을 일부 개정한 것이다. 이번 일부개정법률안은 연구실 사고에 관한 통계 및 연구실 내 유해인자 등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고 체계적으로 이를 관리하도록 연구실안전정보시스템 구축을 명시했다. 정부차원의 연구실 안전환경 조성을 위한 중요정책의 심의․조정하기 위한 연구실안전심의위원회의 설치도 의무화했다.

이번 개정법률안의 가장 큰 특징은 ‘안전관리 우수연구실 인증제도’ 도입을 법률안에 포함시켰다는 점이다. 본 인증제도는 미래창조과학부가 대학·연구기관 등에 설치된 과학기술 분야 연구실의 자율적인 안전관리 역량을 강화하고 안전관리 시스템과 안전관리 표준모델 및 안전문화 조기 정착을 유도하기 위해 마련한 제도다.

이번 법률안에 인증제가 포함되면서 개별 연구실 단위로 연구활동종사자들의 능동적이고 자율적인 연구실 안전문화 조성과 연구실 안전사고 사전 예방에 만전을 기할 수 있는 법률적 근거를 마련했다.

우수연구실 인증제, 과학기술 연구실 안전문화 확산에 기여
실제 올해 실시된 2차 인증제 시범 사업 결과도 인증제 도입 취지와 목적에 크게 부합하고 있다. 올해는 시범인증 사업 결과 18개 기관 24개 연구실이 인증을 획득, 지난해 10개 기관 16개 연구실 보다 50%나 증가했다.

대학 연구실로는 9개 대학의 12개 연구실이 선정됐다. 2개 연구실이 안전관리 우수연구실로 선정된 덕성여대의 경우, 식물자원연구소와 약품생화학연구실이 인증을 받았다. 식물자원연구소 연구실 책임자인 김건희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인증을 받기 위해 연구실 내 위험인자를 찾아내고 자체 연구원들을 대상으로 안전교육을 실시한 뒤로 연구원들의 안전관리 의식 제고가 가장 큰 소득”이라고 말했다.

또한 약품생화학연구실 연구실책임자인 문애리 약학과 교수는 “실험실 내 업무분담으로 효율적인 안전관리 시스템을 확립하고 시약 및 기계의 체계적인 관리로 실험실 내 위험요인이 대폭 감소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비상사고 발생 시 비상 연락망 및 시나리오 구축으로 위험상황 대처 능력이 향상됐다”고 덧붙였다.

서울대학교의 병태생리학 연구실은 인증제 이후 가장 달라진 점을 실험실과 사무실의 분리를 꼽았다. 실험실 내 일정 공간을 사무실로 꾸밈으로서 실험실 내에 존재하는 유해물질로부터 연구원들의 건강을 지킬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연구책임자인 신영기 교수는 “연구실 안전관리 인증을 준비하면서 평소 우리가 실험실에서 많은 위험에 노출되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번 기회를 통해 실험실 안전 의식을 확립하고 지속적인 안전 관리를 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대표적인 공과대학의 하나인 포항공과대학도 2개 연구실이 안전인증을 획득했다. 탄소나노소재실험실(II)의 이건홍 교수는 “인증준비 기간 중 실험실 안전과 관련된 법률지식을 습득했고 안전사고 발생 시 대처 방법을 연구원들과 공유했다“고 말했다. 나노포토닉스·광전자 연구실의 김종규 교수는 “연구원들의 안전의식이 확실히 좋아졌다는 것을 느꼈다면서 연구효율에도 좋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부설연구소로는 4개 기업연구소의 5개 연구실이 선정됐다. 그 가운데 에이비온(주) R&D 센터는 이번 인증 준비 과정을 통해 연구실 내 위험인자들을 분석·도출하면서 구체적인 제거 작업을 실시했고 연구실 안전시스템과 SOP(표준작업절차서)에 입각한 연구활동, 비상 시 대처 등 구체적인 안전활동 매뉴얼을 수립했다. 김영덕 연구소장은 “동료 연구원들의 안전의식 고취와 함께 평소 지키기 어려웠던 연구소의 안전관리에 대해 전반적인 시스템을 확립하게 된 것이 가장 큰 소득이며, 무엇보다 안전시스템에 대해 회사와 경영진의 적극적인 지지를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삼성바이오로직스(주) 소속 삼성바이오생산기술연구소는 화학물질 인벤토리를 보다 체계적으로 구축하고 유해성을 평가해 관리하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연구실 안전 매뉴얼을 개발하고 SOP를 정비하는 성과를 올렸다. 연구실 책임자인 랜달 라리치(Randall Rarich) 상무는 “인증체크리스트를 기반으로 연구실 안전시스템을 구축하고 교육을 통해 연구활동종사자의 안전의식이 향상됐다”고 말했다.

연구기관 연구실로는 5개 연구기관의 7개 연구실이 선정됐다. 그 중에서 한국기계연구원의 자연모사표면연구실의 연구책임자인 임현의 박사는 연구실 안전관리 취약요인을 소속 연구원들이 능동적으로 진단하고 개선하는 자율적 안전관리 의식이 향상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이어 “가스 누출 감지 및 배기시스템 등을 추가로 설치하고 안전용구를 확충해 연구실 안전환경이 크게 개선됐다”고 말했다. 임 박사는 연구실 안전환경 개선은 물론 구성원의 안전의식과 현장의 안전실천 행동이 크게 향상된 것이 이번 인증제의 최대 성과라고 평하기도 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이번 인증을 준비하면서 실험실 입실부터 퇴실에 이르는 루틴 프로세스(Routine process)와 효율적인 시약관리 프로세스를 구축했다. 연구설비 및 장비의 상시점검과 사용일지 작성 시스템도 도입했다. 연구책임자인 이만식 수석연구원은 루틴 프로세스 구축을 통한 자율적인 안전 시스템 구축과 안전관리 상시 교육 시스템의 확립으로 연구원들의 안전의식이 크게 강화된 것을 가장 큰 소득으로 꼽았다.

안전관리 우수연구실 지정에 따른 혜택으로는 미래창조부장관 명의 안전관리 우수연구실 지정서 발급 및 인증패 지급, 안전관리 우수연구실 마크 사용권 부여(기관홍보, 자사 연구실 등에 활용) 등이 있다. 또한 안전관리 우수연구실’로 선정된 연구실은 ‘2015년 정부 포상 및 연구실안전환경구축지원사업’에서 가산점 혜택도 주어진다.

올해는 안전이 국가적인 최대 이슈였다. 각종 안전사고로 국민의 불안감이 고조됐다. 연구실도 안전사고에서 결코 예외는 아니다. 연구실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연구활동종사자들의 확고한 안전의식이 중요하다. ‘안전관리 우수연구실 인증제도’를 통해 과학기술인재들의 연구활동이 좀 더 안전한 환경에서 이뤄지고 연구성과가 국가발전에 크게 기여할 수 있는 길이 보다 확장되길 기대한다고 관계자들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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